만약에 우리 - 완전하지 못한 9들을 위하여
2025-01-27 · 생각
서론

2026년 1월, 만약에 우리 라는 영화가 출시하였다.
사실, 기술 블로그의 목적에 약간 벗어날 수 있으나 영화를 보고 느낀 생각들을 기록하기 위해 작성한다.
사실, 주변인 중 만약에 우리라는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녀개구리요..?" 라고 답을 했었다.
아무튼.. 오늘은 그 마녀개구리 영화를 보게 되었다.
본론
영화를 보기에 앞서
영화 <만약에 우리>는, 중국의 <먼 훗날 우리> 라는 작품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사실, <먼 훗날 우리> 라는 작품으로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굉장히 새로웠다.
이름의 변화

아이러니하게도, <먼 훗날 우리> 라는 작품은 리메이크가 이루어 지며 <만약에 우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영화의 이름을 바꾼다는 것이 단순한 의미였을까?
먼 훗날 우리 라는 이름은 미래의 우리를 떠올리게 된다면, 만약에 우리는 과거의 우리를 회상하는 시제이다.
영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과거를 후회하는 어떤 이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미리 해보았다.
영화를 보며
필자는 영화에 대해 잘 알지도, 많이 보지도 못해 그리 많은 것을 파악하지는 못했으나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총 3가지에 비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빛

영화 속 은호가 만드는 게임의 설정은 이상하리만큼 그들(은호, 정원)의 삶과 닮아있다.
두 사람이 가장 힘들었던 시절, 정확히 둘 밖에 모르던 시절에 그들은 화면속에서 가장 따뜻한 색상으로 가득 차있었다. 붉은 노을, 술자리의 노란 불빛 등 그들의 빛은 늘 따뜻했다.
그러나, 현실의 벽과 부딪히며 그들은 점점 빛을 잃어간다.
이사 후 어두운 방안에서 빛을 내는 것은 오직, 컴퓨터 화면 뿐이었다.
정원이 남자친구와 헤어진 날, 빛을 통해 느꼈던 외로움을 토로할 때, "너 다 가져"라며 정원에게 빛을 보이던 은호는 빛이 차단된 어둠 속에서 살아가려한다.
반대로 정원이 커튼을 열어젖히며 은호에게 빛을 보였을 땐, 은호는 다시 커튼을 닫으며 어둠을 택한다.
집
정원에게 집이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였을 것이다. 보육원에서 자라온 정원은 명절마다 "집"에 돌아가는 다른 이들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할 뿐더러 돌아갈 곳이 필요함을 느낀다.
심지어, 보육원마저 문을 닫게 되고 정말 갈곳을 잃은 그녀에게 집이 되어준 것은 은호였다.
하지만 이 "집"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었던 것 같다. 정원이 원했던 것은 벽과 천장이 있는 건물이 아니라, 자신을 받아주고 이해해주는 누군가의 존재였을 것이다.
은호와 함께 있던 그 작은 방은, 비록 좁고 어둡고 가난했지만 정원에게는 그 어떤 곳보다 따뜻한 공간이었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게임을 만들고, 함께 꿈을 꾸던 그 공간.
그런데 현실이 그들의 집을 무너뜨린다. 이사 후 새로운 집은 더 넓고, 더 밝고, 더 좋은 환경이었을 수도 있지만, 정원에게는 오히려 더 외로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은호가 없었으니까.
영화 속에서 정원이 "집이 필요해"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그게 단순히 살 곳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그 따뜻했던 시간을 찾고 싶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했다.
집은 사람이 만드는 거라는 말이 있지 않나. 정원에게 집은 은호였고, 은호에게 집은 정원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헤어지면서, 서로의 집을 잃어버린 셈이 되었다.
비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영화의 포인트는 비였던 것 같다. 은호의 돌아가신 어머니는 비 오는날을 좋아한다. 영화를 보며, 나는 이런 "비"가 긍정적인 복선이라 처음에는 생각했다.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비", 그들을 운명처럼 다시 만나게 해주었던 "태풍" 모두 비와 관련되어있었으니까.
그러나, 영화는 나의 믿음을 금방 부수어버린다.
한강 다리에서의 비도, 헤어짐의 순간에서의 비. 비는 그들에게 만남을 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별을 상징하기도 했다.
정원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임현정의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이다. 이 노래 가사가 영화의 비를 완벽하게 설명하는 것 같다.
봄비는 따뜻하고 생명을 불어넣지만, 겨울비는 차갑고 끝을 의미한다. 영화 속 비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담고 있었다.
은호의 어머니가 좋아했던 비는, 아마도 그녀에게 따뜻한 기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은호에게 비는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그리움과 아픔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다.
태풍이 그들을 다시 만나게 해주었지만, 그 만남의 끝에는 또 다른 비가 있었다. 헤어짐의 비.
비는 그들에게 운명이었을까, 아니면 선택이었을까. 영화를 보면서 나는 비가 그들의 관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관계가 비를 어떻게 해석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비를 보고도, 함께 있을 때는 따뜻했고, 헤어질 때는 차가웠다. 비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던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나에게 말하는 듯한 영화
이 영화는 현재 취준생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위한 영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강 다리에서 "대기업 공채"를 외치던 친구의 외침이 가장 슬펐던 것 같다.
취준생의 삶이란 참 고달픈 것 같다. 매일매일이 불안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고, 자신감도 없어지는 그런 시간들.
정원과 은호가 서로를 부등켜않으며 올해는 잘 될 것이라며 서로를 응원했던 장면도 나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믿어준다는 것, 그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완전하지 못한 수, 9
아홉수, 등등 9라는 숫자는 10에 이르기 바로 직전의 가장 좋지 못한 숫자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9는 가장 10과 맞닿아있는 수이기도 하다.
완벽하기 위해서 가장 노력하고 있는 수.
나는 지금도 소수점 이하에 끝없이 9를 찍고 있는 것이 아닐까? 9.99999999...
9이하의 소수가 무한이 연결되면 이는 무한 소수의 법칙에 따라 10이라고 부른다.
끊임없이 9를 찍다보면, 나 또한 10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2025년 마지막 날에 가장 완전하지 못한 날 영화를 출시하며, 가장 완전해지기를 응원하는 그런 영화지 않았을까?
결론
영화를 보고 이렇게 느낀점이 많았던 적은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다.
이별을 맞이한 후, 이별 노래를 들으면 모든 노래 가사가 제 이야기인 양 들리는 것처럼. 나의 상황에 유사한 영화 속에서 참 많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나를 비롯하여 수많은 취준생들. 모두 힘내길 바란다.
Comments
Giscus repo/category id를 siteConfig에 설정하면 댓글이 활성화됩니다.